No. 100   비행착각(Vertigo . 버티고)

2006년 6월 7일 동 해상에서 최신예 F-15K 전투기가 야간 비행훈련 도중 추락하여 김성대 중령과 이재욱 소령이 조국의 하늘에서 산화하였습니다. 이 분들의 남겨진 가족들을 보니 참으로 애통스럽습니다. 이에 앞서 2005년 서해와 남 해상에서 야간 비행훈련을 하다가 각각 추락한 공군 F-4E와 F-5F 전투기의 사고 원인은 조종사의 ‘비행착각'(vertigo·버티고)으로 밝혀졌다고 공군이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의 사고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와 유사한 사고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F-15K는 최신예 첨단 비행기로 '비행착각'을 바로 잡아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지만 인간의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행의 기본은 '시계비행'입니다. 하지만 기상조건에 따라 큰 제약을 받습니다. 특히, 야간비행이나 구름 등 안개가 짙을 때에는 조종사가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므로 ‘계기비행’을 하게 됩니다. 일반 여객기의 경우는 안전운항을 하지만, 전투기는 사정이 다릅니다. 엄청난 속도는 물론 효과적인 적 대응을 위해 급회전, 급상승, 급강하를 하게 됩니다. 특히 조종사는 바다 위를 비행할 때, 몇 바퀴 돌고 나면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비행기가 뒤집어져 '배면 비행'을 하면서도 감각은 ‘위는 하늘, 아래는 바다’라고 판단하고 바다 속으로 상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비행착각'(vertigo·버티고)은 '회전으로 인한 현기증으로 인해 정신적인 혼란'을 뜻합니다.' 인간의 세반고리관은 장시간 지속되는 회전운동에 감지 능력이 상실되고 '정위상실'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조종사가 Vertigo에 돌입하게 된 것을 이성으로 알아차리고 계기상의 데이터를 따라가지만, 본능은 눈에 보이는 시야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혹시 계기가 고장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성보다 감각이 앞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우리가 보통 자동차 운전을 할 때는 도로에 선이 있고 길가에는 표지판이 있으며 많은 지형지물이 있어 그것들이 방향을 정해줍니다만, 비행기는 지형지물도 없이 3차원의 공간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해야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전투기 조종사의 말에 의하면 '고도의 기압차이는 물론 급선회 급상승 급강하 회전등으로 인해 인간의 신체 조건이 견디기 힘들며 그래서 비행착각이 오는 것은 물론 온 몸의 실핏줄 등이 터지는 고통이 따른 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투기 조종사들은 수많은 훈련을 통해 이 모든 조건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강조되는 비행수칙은 '시계 비행보다 보다 계기 비행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즉 '감각적인 본능' 보다 감각을 뛰어넘는 '이성의 계기 판'을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최초로 대서양 횡단 비행을 성공한 린드버그도 비행 중에 Vertigo를 경험했는데, 다행히도 빨리 인식해서, 계기를 의지하므로 살았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조종간은 각자 있지만 그 조종간들은 하나로 연결되어있어 한 사람이 쉴 경우 다른 사람이 그 조종간을 잡아도 기능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Vertigo에 빠져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자 다른 사람이 얼굴이 새파래져서 "안 돼." 하며 조종간을 바로 잡았습니다. 그러나 Vertigo에 빠진 것을 인식하지 못한 조종사 역시 "안 돼." 하며 조종간을 다른 방향으로 잡고 그래서 한 조종간을 잡고 힘 겨루기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저는 이번 전투기 사고 이전에 전투기 조종사가 그렇게 힘들고 외로운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그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하며 이들을 위해 온 국민들의 아낌없는 기도와 격려와 위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Vertigo에 따른 인생 교훈은 이렇습니다. 우리네 인생여정 길은 여러 시련을 만나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른 채 안개 속을 헤매 입니다. 인간의 한계, 죄와 죽음, 질병과 경제, 인간관계의 갈등, 온갖 환경의 뒤죽박죽으로 혼란스럽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은 인간의 눈에 보여지고 들려지는 감정이나 감각을 의존하지 말고 계기 판을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 중요한 것은 '계기 판은 곧 성경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인생 항로의 나침반이요, 나의 모든 문제의 해답이 들어있습니다. 지금의 삶이 매우 혼란스럽습니까? 방향을 잡을 수가 없습니까? 그렇다면 '감각과 본능과 이성'을 뛰어넘어 '신앙과 믿음의 계기 판'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 조종간을 예수 그리스도께 맡겨보십시오. 이제 힘 겨루기를 포기하고 맡기십시오. '혼돈과 공허'는 물러가고 '질서와 만족과 평안함의 새로운 인생 길'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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