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초등학교시절에 방학 때만 되면 형님과 함께 시골 이모 님 댁에 갔습니다. 당시 이모부는 옹진군 어업조합장을 지내셨고 중선이라는 배 2척과 대구리 배 2척을 소유한 선주이셨습니다. 인천에서 똑딱선이라는 여객선을 타고 최종 목적지인 용유도를 가는 도중 중간 기착지인 작은 섬, 소무의도(때무리)에서 내립니다. 배가 직접 부두에 접안해서 하선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거룻배로 옮겨 타고 선착장에 내립니다.

아마도 물때가 맞지 않으므로 수심이 얕아 큰배를 댈 수 없어 그런 것 같습니다. 작은 섬이기에 부두는 협소하고 매우 가팔랐습니다. 마중 나온 이모님은 초등학교 3학년인 나와 4학년인 형의 머리를 번갈아 쓰다듬어 주시면서 "많이 컷 구나"하시며 대견해 하셨습니다.  

 이모 님 댁은 섬의 동쪽 해변 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팔미도를 사이에 두고 인천항을 멀리 바라보고 있습니다. 해변의 백사장은 희고 고우며 수많은 조가비의 잔해가 눈을 부시게 합니다. 바닷물은 해변은 옅은 옥색이지만 먼바다는 검푸른 색깔로 무섭습니다. 수영을 하거나 자맥질 할 경우 실수로 물을 먹는데 몹시 짰습니다. 해변은 항상 조수의 밀물 썰물에 따라 파도가 드나들기에 빗자루 쓸 듯, 늘 깨끗했습니다. 파도소리 "쏴-아 철썩" 하얀 갈매기소리 "끼룩 끼룩" 이 모두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감동의 추억들입니다.

  그때 동네 6학년 정도의 형이 있었는데 이름이 '개식이'였습니다. 하루는 그 형이 낚시질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낚싯대와 주낙(줄낙)을 가지고 해변으로 달려갔습니다. 마침 조그만 한, 배 한 척이 떠있었습니다. 우리들은 그 배에 앞 다투어 올라타고 흔들리는 배에서 낚싯대를 드리웠습니다. 그런데 대장격인 개식이 형이 "너는 작으니까 고기잡기 보다는 배에 들어오는 물을 퍼라"고 명령했습니다. 무슨 배가 물이 들어오는가? 지금 생각하니 그 배는 고물 배이기보다는 '목선 뗏 마' 이기에 틈이 있어 물이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흔들리는 배에서 놀다 물 푸다 하던 중 주위의 예감이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배가 파도에 조금씩 떠내려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나온 것입니다. 해변을 바라보니 아득했고 놀란 나머지 바지에 오줌을 지릴 정도였습니다. 그때 저는 '십 오 소년의 표류기'를 읽은 직후였습니다. 15명의 소년들이 '슬라우기호' 배에서 잠든 사이에 밤새 부두에 매어 놓은 줄이 풀려져서 망망대해로 나가게 된 것입니다. 꼭 그 상황이 나에게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두려움에 빠진 저는

"개식이 형아! 우리 다 죽었다." 하면서 우리 형님과 함께 소리치고 울었습니다. 그러자 개식이 형이 "너희들은 모두 내 명령에 따라야 되" 그때는 그 형아가 하늘같았습니다. 그는 "씩 웃으면서 울지마 바보들아!" 그리고는 보트 뒤쪽 바다 물에 손을 쑤-욱 넣고 웬 밧줄을 끌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아! 알고 보니 이 줄은 육지와 연결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형은 미리 줄을 풀어놓고 낚시질을 한 것입니다. 형은 "너희들도 와서 줄을 잡아 당겨라"했습니다. 그때 줄을 잡아당기던 일을 생각을 하면 그 날의 감회가 오늘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그 줄은 생명줄이기 때문입니다. 

이 생명의 편지를 읽으시는 분이여!

성경에 "앞에 있는 소망을 얻으려고 피하여 가는..우리가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라는 말씀이 있습니다(히6:18-19). 여기서 두 가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소망입니다.

여기 소망은 하나님이 친히 '약속'하셨고 '맹세'로서 '보증'하신 소망의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소망이 있습니까? 아무도 여기에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인생은 죄와 사망에 매여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큰 폭풍우가 몰아치는 그 절망의 밤, 인생의 배는 속수무책으로 좌초의 비애를 남기게 됩니다.

  둘째, 영혼의 닻입니다.

배가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서 닻이 필수적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인생에게는 영혼의 닻이 필수적입니다. 여기 '영혼의 닻'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입니다. 인생은 바다와 같다한 것은 바다의 변화무쌍함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자만하지 말고 예수께 믿음의 닻을 내리십시오. 혹 영혼의 항구인 교회로부터 너무 멀리 나가지는 않았습니까? 지금 곧 생명줄을 힘껏 잡아당기시기를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모부 이모 형님, 이 분들은 이 세상 분들이 아닙니다. 제가 전도를 해서 모두 천국에 들어가셨습니다. 이모부는 저에게 "예수님이 이렇게 좋은 걸, 왜 진작 가르쳐 주지 않았니"하시면서 어린아이처럼 교회로 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이모는 십자가를 가슴에 꼬-옥 품고 가셨으며, 형님은 소망되시는 예수님께 영혼의 닻을 내린 채 가셨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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