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가엾은 사람들'이란 뜻으로서 우리에게는 '장발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모두
어렸을 때, 한 번쯤 읽은 책으로서 잔잔한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감옥에서 출소한 장발장은 사회의 냉대에 갈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리엘 주교는 그를 믿고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발장은 그 날 밤 주교의 은그릇을 훔쳐서 달아나 버리고 맙니다. 마침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잡혀 끌려왔습니다.
형사는 "이 은그릇이 주교님의 것이 맞습니까?" 주교는 "그릇은 내 것이
맞소 만, 이것은 내가 그에게 준 것이오" 분명히 훔쳐간 그릇이었지만 감싸기 위해 둘러댄 것입니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여보게 이 은촛대도
주었는데 왜 가져가지 않았는가?" 하면서 은촛대까지 안겨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대목에 저의 어린 가슴은 진한 감동으로 뭉클했고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위기를 넘긴 장발장은 그 순간 새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두운 과거의 종지부를 찍고 남은 인생을 선하게 승리롭게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신학교를 가게되었습니다. 면접하는 날, 대전 학교 근처의 여관에 투숙을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었기에 자연스레 한 방에 모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 교제를 했습니다. 이때 한 친구가 방에 지갑을 두고 왔는데
가져오겠다고 나갔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급히 들어왔습니다. 사연인즉 도둑이 들어 지갑을 훔쳐갔다는 것이었습니다. 모였던 이들이 황급히 각자의
방으로 달려가 확인을 해보니 모두들 도둑 맞은 것이었습니다.
이때 먼저 나갔던 한 친구가 "입구를 막으시오" 외치고는
수상쩍은 사람이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하면서 쫓아 올라갔습니다. 범인은 못 잡았지만 다행히 던지고 간 지갑을 찾았습니다. 범인은 다른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갔지만 입구를 막았기에 건물을 빠져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관집 주인과 함께 다른 방의 투숙객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3층 구석진 방에 불량스럽게 생긴 십대들이 7명 정도가 있었습니다.
한 눈에 이들이 범인임을
알고 윽박을 질렀더니 울면서 자기들이 훔쳤다고 순순히 실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행히 잃어 버렸던 지갑들을 모두 찾게 되었습니다. 여관집
주인과 일반 투숙객들은 노발대발하며 당장 전화를 해서 경찰에 넘기자 했습니다. 아이들은 사색이 되어 울면서 엎드려 용서를 빌었습니다. 이때 저는
"피해자는 우리니까 저희들에게 맡겨주십시오" 하고는 아이들과 상담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난 아이들은 그렇게 순진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윽고 저는 아이들과 다시 죄를 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후 "애들아 우리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자"했습니다. 성경 말씀을
듣고 찬송을 부르던 아이들의 눈에 참회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우리가 달래기를 진땀을 뺏습니다. 죄를 용서해 주시고 다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 드리며, 모두들 교회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밖에서 여관집 주인과 투숙객들은
찬송가 소리가 나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이내 고개를 끄떡이며 숙연해 하였습니다. 장발장에 등장하는 자베르 경감은 법을 어긴 죄인은 다시 참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믿는 냉철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장발장을 한평생 추격하며 괴롭히지만 끝에 가서는 오히려 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그 후 자베르 경감은 자기에게 인간애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뉘우치게 됩니다.
이 생명의 편지를 읽으시는 분이여!
성경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죄 용서와 다시 한 번 인생의 삶에 희망을 주는 것'이 성경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아이들은 지금쯤
30, 40대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 땅위 어느 하늘 아래에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 날에 있었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의 경험이 그들의 삶속에
나타나기를 다시 한번 기도를 드립니다.
성경 말씀 빌레몬서에 보면 '오네시모'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빌레몬'이라는 사람의 하인이었는데, 어느 날 주인의 재물을 훔쳐 가지고 로마로 도망을 가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오네시모는 로마에서 사도 바울의
전도를 받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귀가하는 그의 손에 바울의 편지가 들려졌고 내용은 빌레몬으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죄를 용서해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형제로 받아들이라는 신신 당부의 부탁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오직
사랑과 용서와 희망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묘약이랍니다. 그리고 사랑과 용서는 먼저 받아본 자가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께 용서를 받고 용서해주는 삶을 살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래서 제 2의 장발장을 이 땅위에 만들어 가는 기회가 되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지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주님께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