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2  가시고기의 부성애

   ‘가시고기’ 하면 부성애(父性愛)의 상징으로 알려졌고 이에 관해서 각색 된 여러 권의 책과 영상 드라마 그리고 연극을 통해 풍성한 감정들을 한껏 소개 하고 있습니다. 특히 KBS 자연 다큐멘터리 ‘가시고기’는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저도 감명 깊게 시청하였습니다. 가시고기의 특징은 모든 어류 중 유일하게 산란을 위해 둥지를 트는 것입니다. 마치 새가 둥지를 트는 것처럼 물속에 둥지를 틉니다. 가시고기는 세 종류로 ‘큰 가시고기’ ‘가시고기’ ‘잔 가시고기’가 있습니다. 그중 큰 가시고기는 강바닥 수초 사이에 둥지를 틀고 가시고기와 잔 가시고기는 갈대 줄기에 둥지를 틉니다. 크기는 7~8cm의 바다 어류로 산란을 위해 매년 강을 찾습니다.

가시고기에 있어 수컷의 부성애(父性愛)만 부각되다보니 암컷은 아예 비정한 녀석으로 취급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암컷은 배불뚝이로 사력을 다해 헤엄쳐 천신만고 끝에 하천에 이릅니다. 수컷이 만든 둥지에 알을 낳고 나면 기력이 소진되고 탈진해서 물살에 떠내려가다 7일 만에 죽습니다. 즉 새끼를 보지도 못하고 죽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생물들은 암컷이 낳고 기르지만 유일하게 가시고기는 어미 없는 알을 맡아서 부화와 양육을 하게 된 애틋한 사연이 있는 것입니다.

수컷 큰 가시고기는 둥지를 틀기위해 하천 바닥을 꼬리지느러미로 쓸고 입으로 모래를 물어내어 구덩이를 팝니다. 이때 꼬리지느러미가 해져 갈라지고 입은 피가 묻어나 무척 아파보입니다. 수초를 물어다가 촘촘히 엮고, 둥지를 지을 때 만 나오는 점액을 뿌려서 굳히고 그래서 견고하고 멋진 둥지를 완성합니다. 수컷은 암컷을 집으로 초대해서 산란케 하고 곧 방정을 해 수정시킵니다. 그때부터 수컷은 한 순간도 둥지 곁을 떠나지 않고 무려 15일 동안 먹이 활동을 중지한 채, 오직 새끼의 부화에 온 몸을 던집니다.

산란 후 첫날은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둥지를 모래를 덮어 위장하지만 비상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알 냄새를 맡고 침입자들이 몰려든 것입니다. 아비는 한 바탕 혈전을 벌이고 모두 쫓아냅니다. 한숨을 돌렸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거북이가 둥지를 밟고 지나가므로 파괴되자 긴급 복구에 나섭니다. 이래저래 몸은 상처투성이요 피곤하고 지쳤습니다. 다음 날 덮었던 모래를 철거하고 둥지를 향해 부지런히 부채질을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알의 부화를 돕기 위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특이한 활동은 알이 1000개 정도가 되는데 100개 단위의 알 뭉치를 차례로 꺼내어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앞쪽과 안쪽을 바꾸어 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를 반복하고 밤에도 잠을 자거나 쉬지 않고 끊임없이 대칭된 앞 지느러미들로 부채질하는데 이는 물갈이를 통해 산소가 공급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벌써 지느러미의 과다 사용으로 인해 여기저기 찢겨져 나가고 헐어진 것이 역력히 보였습니다. 거기다가 계속해서 침입자의 공격이 있는데, 낯은 물론 밤에는 야행성 침입자로 인해 사력을 다해 둥지를 보호합니다. 산란 후 8일째부터 새끼들이 부화를 하는데 스스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비가 주둥이로 일일이 알집을 찔러 순조롭게 빠져 나오도록 돕습니다. 그렇게 부지런한 희생으로 보살핀 결과 99%의 경이로운 부화를 얻습니다.

  이틀을 그렇게 보내고 새끼들은 둥지사이에서 난황을 먹어 치운 채 떠다닙니다. 이때 성질 급한 놈이 둥지 밖을 빠져 나오려 하자 아비는 즉시 둥지로 밀어 넣습니다. 이때는 환경적응기간이며, 도처에 널려있는 적들이 생명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아비는 그간 수많은 적들과 혈전을 벌였으므로 주둥이는 헐었고 지느러미는 찢겨져 너덜대고 몸 빛 갈은 퇴색되었습니다. 부화 후 5일째 14~15일이 되자 서서히 죽어갑니다. 이때 경이롭고 숭고하고 숙연한 장면이 목격됩니다. 아비는 마지막 몸부림으로 물살을 헤치고 둥지 앞에 몸을 던지고 이내 숨을 거둡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새끼들에게 자신의 육신을 주기 위함입니다. 새끼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곧 아비 곁으로 모여 고픈 배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아! 이것이 정녕 가시고기의 부성애입니다.’ 가시고기는 우리 인생에 큰 교훈을 일 깨워 주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생각하게 되고, 자식은 부모를 생각하며’ 흐르는 눈물을 훔쳐봅니다. ‘부모로서 나는 그렇게 살았던가?’ ‘자식으로서 나는 부모를 그렇게 알았던가?’ 자식에게 미안함과 부모에게 송구함으로 가슴을 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립니다. 이제 주어진 남은 생애 ‘가시고기의 부성애’를 생각하며 살기를 다짐해봅니다. 아비의 만신창이가 된 죽음과 그 곁에 자식들의 먹이 활동 모습이 자꾸만 클로즈 업 됩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이제 더 큰 숭고한 ‘부성애’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기독교인이 행하는 ‘성찬’입니다. 예수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하셨습니다(요6:54). 창조주 하나님의 부성애는 예수님으로 이 땅에 오사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히고 믿는 자에게 죄 용서,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여러분들도 부디 아버지의 사랑인 예수를 믿고 거룩한 ‘성찬’에 참예하며 부활의 소망이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드림. http://vision.0691.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