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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3 홀연히 밝은 빛 보고
2005-04-14 18:12:02 read : 5219
얼마전 KBS <행복채널>에서 가수 조용필씨의 부인
안진현씨의 죽음을 보도하면서 상처를 당한 조용필씨의 애틋한 사연이 방영되었습니다. 그 이전 두 사람 다 아픔을 딛고 새 출발했던 아름다운 모습에
모두들 격려하며 축하해주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참으로 인격적으로 흠잡을 곳이 없는 분들로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증명이라도 하듯 이들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서로를 아꼈습니다. 세인들은 이들 잉꼬부부를 무척 부러워했습니다. 프로그램속에 나온 그간의 삶의 흔적을 보면서 "과연
그럴만하구나"라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행복의 시간들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안진현씨가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을 뒤로하고 야속하게도 기약도 없이 멀리 훌쩍 떠나가 버린 것입니다. 남아있는 사람의 그 비통함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이가 떠나가지만 붙잡고 만류할수 없는 무력함에 죄스러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안경너머 깊숙한 곳, 그의 영혼이 상처를 입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비애와 아픔이 얼굴과 온몸을 적셔갔던 것입니다. 결국 흐르는 눈물은 전파를 타고 온 시청자를 적시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이 기막힌 헤어짐의 일은 동병상련의 성격을 지녔기에 누구나 공감을 합니다. 이 아픈 경험은 다만 시간의 차이일 뿐 언젠가는 누구도
예외 없이 이 질곡을 골짜기를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현주소입니다. 49제를 지내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조용필씨가 사랑하는
아내의 옷가지를 불에 던지고 마지막으로 영정사진을 불 더미에 던져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저 세상으로
간 아내를 잊어버리기 위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서
사랑하는 아내가 잊혀진다면 차라리 낫겠지만 어떻게 그 아내를 잊어버린단 말입니까? 옷가지를 태운다해서 사진을 태운다해서 잊혀집니까? 나중에
리포터가 질문을 했습니다. "하루중 언제가 아내가 가장 생각이 납니까?" 조용필씨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낮에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보니
그런데로 견딜만한데 다 돌아간 후 밤에 혼자 있을 때입니다." "그럴땐 어떻게 하십니까?" "예, 온 집안에 모든 전깃불을 다 켜두는 것이지요"
쓸쓸하고 허전한 가슴에, 텅빈 영혼에 대낮같이 불을 환히 밝혀 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잊는 다고 하니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주변을 온통 불로 밝혀주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아니 아예 태양이라도 달아주어 그 심령을 밝혀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그와 우리들이 받고 받을 영혼의 상처는 태양을 100개를 달아놓는다 할지라도 결코 영혼은 밝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생명의 편지를 읽으시는 분이여!
이번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두 가지가 가슴에 와 닿았으며 사람들이 풀을수 없는 숙제를 전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나는 49제를 지내면서 저 세상으로 보내는 이별의
아픔의 문제입니다. 또 하나는 비통한밤에 온 집안을 불로 밝힐 수밖에 없는 심정입니다.
첫째,
막연한 저 세상으로의 이별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한번쯤 이 문제를 생각해봅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이일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곁에 사랑하는 이들이 어느 날 훌쩍 떠나버린다면 어찌 하시렵니까? 그저 누구나 당하는 것이려니 인생의 비애를 삼키고만
있습니까? 아닙니다. 이 말씀을 들어보세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요11:25-26).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처소인 천국이 있습니다. 부활의 새아침을 맞아 다시 만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 만난다. 아! 이 보다 더 큰 희망과 위로가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둘째,
어둠은 싫습니다. 두렵고 외롭습니다.
그래서 불을 환하게 켜둡니다.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빛이 참
많습니다. 태양의 빛, 이성의 빛, 과학의 빛 하지만 그 어떤 빛으로도 어둔 영혼을 결코 밝힐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물질계의 아름다운 색깔은
빛으로만 설명될 수 있듯이 영혼도 빛으로만 설명되어집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세요 "나는 세상에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8:12). 그렇습니다. 어둔데서 빛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이 빛을 경험한 이들의 찬송가
한 소절입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가다가 홀연히 밝은 빛 보고"(208장). 이 생명의 빛이 여러분에게 홀연히 비춰지기를 기도 드립니다.
다음 편지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주님께 기도합니다.
정정관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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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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