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원자력 전문가인 정근모 박사는 늘 '1등 인생'에 익숙한 사람이어서 마음에 애통함이 없었습니다. 경기중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한 후에 경기고등학교 시절에는 4개월 만에 월반하여 서울대학교에 차석으로 입학한 천재였습니다.

24살에 우리나라 유학생으로는 제일 먼저 어린 나이에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어서 '꼬마교수'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얻고 미국의 과학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놀라운 원자력 전문 학자였던 것입니다.

승승장구하며 나아가던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아들이 신부전증으로 투병생활을 하게 되어 지금까지 1등 인생이었던 그에게 큰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이 세상에 부모에게 가장 괴로움은 자식이 고통당하는 것입니다.

자식의 신장이 망가져서 ‘신부전증’이 되어서 죽어 가는데 이 세상 1등 인생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너무나 마음이 괴롭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아들에게 자기의 신장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기독교의 하나님을 만나 뵙는 거듭남(born again), 곧 중생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나는 아들의 질병으로 인한 애통함이 없었더라면 하나님 앞으로 나오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닥친 죽음을 바라보고 얼마나 땅을 치고 애통하며 울었는지 모릅니다. 인간의 첨단 의료과학을 믿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눈물로 회개하며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께 두 손 들고 나온 것입니다.

그 후 인생이 변해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미국 시민권 포기하고 한국으로 나와서 과학기처 장관, 전력회사 사장, 오늘날은 대학총장으로써 공헌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예수님의 산상수훈에 보면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했습니다(마5:4). 애통이란 말은 헬라어로 ‘펜테오’(πενθεω)인데, 본래는 죽은 사람을 생각하며 애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애통은 슬픔을 표현하는 헬라어 단어 중에서 가장 강한 뉘앙스를 가진 말입니다. 마치 심장이 꿰뚫어지는 듯, 뼈를 깎아내는 듯, 살을 에는 듯한, 극한의 아픔과 슬픈 마음을 뜻합니다. 우리말로는 ‘단장’이란 말이 가장 근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장(斷腸 : 끊을 斷, 창자 腸)이란? 말이 생긴 유래는 이렇습니다.

옛날 중국의 진나라 ‘환온’이 촉을 정벌하러 가다가 한 지역을 지나가는데, 한 병사가 원숭이 새끼 한 마리를 잡아옵니다. 그러자 어미 원숭이가 슬피 울며 백여 리를 뒤따라옵니다. 하지만 강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고 새끼는 배에 올랐습니다. 어미는 그 안타까운 이별과 더 이상 따라갈 수 없음에 애통해 하다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어미 원숭이의갑작스러운 죽음이 이상해서 병사가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새끼를 잃은 슬픔이 그만큼 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큰 슬픔을 가리켜 ‘단장의 슬픔’이라 부릅니다. 애통이란 말은 이처럼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큰 슬픔을 뜻합니다.

그런데 왜 ‘애통하는 가가 복이 있다’했습니까? 애통 그 자체는 모든 것을 잃었고 모든 종래의 가치가 무너지는 순간이지만, 그 무너지는 순간에 또 다른 소중한 것 두 가지를 발견하고 얻기 때문입니다.

첫째, 인간의 연약함을 발견합니다.

인간을 ‘호모사피엔스’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지켜주지 못하는 나약함의 위기상황에서 비로소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나는 상한 갈대요 ‘꺼져가는 등불’이라고 고백합니다.

둘째, 하나님을 발견합니다.

‘호모사피엔스’는 ‘위를 바라보는 자’란 뜻도 있습니다. 그 동안 땅만 내려다보고 살다 극심한 애통 속에 마침내 본성을 따라 하늘을 향해 신(神)의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누구나 예외 없는 인생여정 애통의 골짜기를 지나게 될 때 그 애통이 변하여 하나님을 뵈옵는 복과 위로의 기회가 다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다음에 뵈옵기를 원하며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정정관 목사드림. http://vision.0691.org